한국에서는 과일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로 버릴지 일반 쓰레기로 버릴지를 두고 시민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귤 껍질은 부드러워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되지만, 코코넛과 파인애플 껍질은 딱딱해 일반 쓰레기로 처리된다. 수박 껍질은 딱딱하지만 잘게 자르면 음식물 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서울 양천구 주민 김나래(31) 씨는 작년 3월 일반 쓰레기 봉투에 귤 껍질을 버렸다가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구청 직원이 봉투를 확인해 주소를 추적한 결과였다. 김 씨는 “음식물 쓰레기 분류 기준이 복잡해 자꾸 잊어버린다”며 “시민들이 자주 실수하는 쓰레기는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음식물 쓰레기 분류 기준
2013년 6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제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분류 기준은 여전히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글자 대신 그림을 활용해 분류 기준을 시각적으로 알리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0곳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안내 문구 대신 그림을 삽입했다. 계란 껍질, 티백, 씨앗류 등은 가위표(X)로 표시해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개편 이후 문의 전화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자치구는 여전히 개편 계획이 없다.
지역마다 다른 분류 기준
지역별 분류 기준 차이도 혼란의 주요 원인이다. 서울에서는 닭뼈, 생선뼈, 양파 껍질, 마늘 껍질이 일반 쓰레기이지만, 강원 춘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된다. 바나나 껍질도 서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지만 전북 군산에서는 일반 쓰레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는 지자체 소관이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2022년)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에 잘못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는 최근 5년 동안 29.5% 증가했다.
디스포저 도입 논의와 환경 문제
일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디스포저’ 장치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일부 제한 조건하에 허용되고 있다. 정부는 디스포저 시범 사업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스포저가 기존 배출 시스템보다 환경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 연구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 시스템이 디스포저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었다. 또한, 디스포저 사용 시 수질 오염과 하수 처리장 과부하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하수 처리장은 음식물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며 “디스포저 확대 설치 시 하수 처리장 과부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쓰레기 분류 기준의 혼란을 해소하려면 일관성 있는 기준 마련과 더불어 적극적인 시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