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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이스하키 대표팀, 세계선수권에서 드러난 약점들

By이소연 (Lee So-yeon)

5월 21, 2025

독일 아이스하키 대표팀(DEB)의 2025년 세계선수권 성적은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으며, 독일이 아직 아이스하키 강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음을 다시금 보여주었다. 특히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독일팀의 경기력이 떨어진 점은 많은 의문을 남겼다.

물론 이번 대회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의 연전이었다. 스톡홀름에서 열린 A조만 보더라도 NHL 출신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이는 2026년 2월 밀라노에서 열릴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특별한 대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대표팀은 이전 대회들에 비해 조직력이나 경기 운영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각 포지션별로 들여다보면 문제의 원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골문: 그루바우어는 빛났지만…

대표팀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필리프 그루바우어였다. 시애틀 크라켄에서의 부진한 시즌에도 불구하고, 그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네 경기에서 무려 93%의 세이브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반면 마티아스 니더베르거는 기대에 못 미쳤다. 뮌헨 소속의 니더베르거는 대회 내내 감독 해럴드 크라이스의 신뢰를 받았지만, 그의 세이브율은 85.7%에 그쳤다. 이미 이번 시즌 독일 하키리그(DEL)에서도 경기력 저하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대회 직전에야 겨우 복귀한 상황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니더베르거를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시킨 만하임의 아르노 티펜제가 한 차례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2024/25 시즌 훌륭한 활약을 펼쳤고, 기량 면에서도 니더베르거와 비교해 충분히 기회를 받을 만했지만, 끝내 벤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이번 대회 선발과 출전 전략에서 가장 의문이 남는 대목 중 하나다.

수비진: 가능성과 의문이 공존

수비에서는 주요 베테랑인 카이 비스만과 모리츠 뮐러의 부상이 큰 공백으로 작용했다. 이들의 리더십과 경험 부재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신예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베를린 아이스베어 소속의 코르비니안 가이벨(22)과 에릭 미크(25)는 데뷔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레온 휘틀(24), 요나스 뮐러, 파비오 바그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목할 점은 모리츠 자이더의 역할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지난 대회들과 비교하면 그 영향력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었다. 특히 2023년 대회에서 은메달 획득을 이끈 활약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 기용에서도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자이더 다음으로 피지컬이 뛰어난 수비수 막스 주버(22)는 덴마크전에서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루카스 켈블은 6경기에서 4포인트를 기록하며 수비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덴마크전에서는 벤치에만 앉아 있었고 출전 기회는 없었다.